마취제, 진통제 발달에도 불구하고 수술 후의 통증은 수술 받는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다.
엑시머수술이 라식수술로 급속히 대체된 큰 이유는 빠른 시력 회복과 더불어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.
엑시머나 라섹수술의 레이저 시술 부위는 각막의 신경 분포가 가장 조밀한 표면 근처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통증이 유발 될 수밖에 없다.
현재 라식수술이 적합하지 않을 때, 혹은 다른 이유로 라섹이 반드시 필요할 수 있는데 이때 수술 후 통증 처리는 중요한 과제다.
라섹수술 후 통증은 보통 수시간부터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데, 통증의 정도 는 개인차가 아주 커서 얼마나 아프냐는 질문에 선뜻 대답하
기도 어렵다.
수술 다음날 별 불편이 없었다는 사람부터 약간의 이물감, 시림정도를 느끼는 사람, 이제껏 이런 통증은 처음이라며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
는 사람까지 천차만별이 다.
드물게는 통증 때문에 수술 자체를 후회하거나 수술 의사에게 원망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한다.
이런 외래 진찰을 오래하다 보니 통증에 관한 한 대단히 주관적인 면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각 환자의 수술 후 통증 반응에 대한 예측도
상당히 맞는 편이다.
라식이나 라섹 모두 점안 마취제를 사용하므로 수술 중 통증은 없다.
라섹수술 후 통증은 예전 엑시머수술 보다는 훨씬 덜하며 최근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 점안제가 발달해 통증 완화에 상당히 도움이
되고, 일부에서 사용하는 양막도 통증 완화에 큰 역할을 한다.
여성의 출산의 고통이 새 생명을 얻기 위한 과정의 하나이듯 평생 밝게 살기 위해서 라섹수술 후 하루 정도의 통증은 그 가치가 충분히 있
지 않을까.
<김우중 전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교수 / 서울 삼성안과>